대역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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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상감(禽獸相感)
용은 귀로 듣지 못하고 뿔로 듣는다
노루는 쓸개가 없다
돼지는 힘줄이 없다
토끼와 새는 비위가 없다
게는 창자가 없다
조기는 피가 없다
쥐는 쓸개가 없다가 매월 초사흗날 이전에만 있다
거북이는 귀로 숨을 쉰다
거위는 밑구멍(항문)으로 숨을 쉰다
공작은 우레 소리에 알을 밴다
까치는 상․하풍(上․下風)에 서로 울어 알을 밴다
학은 서로 발자취를 밟아 알을 밴다
고기는 서로 생각하여 알을 밴다
까마귀는 햇빛을 받아 알을 밴다
토끼는 달빛을 삼켜 새끼를 배어 입으로 토하느니라
어떤 새의 자웅(雌雄)을 알려고 하되 까마귀, 까치와 함께 백조가 왼편 것이 오른편으로 여민 자는 웅(雄)이다
오른쪽 것이 왼편으로 여민 자는 자(雌)이니 오히려 믿지 않거든 각각 깃을 태워 물에 넣으면 웅(雄)은 뜨고, 자(雌)는 잠기느니라
새 새끼가 털이 날 때 여섯 밥알을 꿀을 발라 먹이면 흰 새가 되느니라
남생이를 코를 돼지 털로나 솔잎으로 찌르면 오줌을 싸나니 그것으로 먹을 갈아 돌과 바위에 글씨를 쓰면 먹빛이 두어 푼이나 박히느니라
꿩은 전복이 된다
새는 조개가 된다
개구리는 올챙이가 된다
굼벵이는 매미가 된다
먼지는 벼룩이 된다
장구벌레는 모기가 된다
두꺼비는 뱀이 썩은 데서 많이 난다
벌은 소의 위가 벌집을 속에 삼켰을 때 등가죽을 뚫고 나는 것이 우봉(優蜂)이다
비름나물은 지렁이의 기운으로 나니 꽃이 많고 생(生)하다
사람이 먼지를 묻혀 비록 보지 못하나 티끌이 눈에 드는 고로 속눈썹을 방비하라 한다
사람은 티끌을 보지 못하고, 용은 돌을 보지 못하고, 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는 고로 삼불견(三不見)이라 하느니라
송진이 천년이 되면 호박이 된다 하였다
본초강목에서는 범이 죽어 눈의 정기가 땅에 떨어지면 호박이 된다 하였으니 어떤 말이 진실한 것인지 모를 것이다
사람은 술에 취하고, 범은 개(犬)에 취하고, 고양이는 박하에 취한다
박쥐는 초(醋)에 취하고, 대나무는 단오에 취하느니라 [잡저에 붙인다(附雜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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