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이라는 우리말 정의처럼 ‘사랑’이라는 추상적 단어는 총체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실로 사랑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미 본서에서 별개의 용어로 분류하고 있는 ‘동정’, ‘우정’, ‘질투’ 등을 동반한 복합적인 감정이며, ‘갈등’, ‘결혼’, ‘근친상간’, ‘배반’, ‘살인’, ‘자살’과 같은 결과적 사건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감정이기도 하다. 사랑은 이 같은 감정들과 사건들의 중심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독일어에서 어원상 사랑은 9세기경 고대고지독일어 liubī에서 유래하여 중세고지독일어에서는 liebe가 되었다. 이는 연정 Liebhaben, 총애 Gunst와 호의 Freundlichkeit 등과 같은 만족감을 나타내었으며, 현대적인 의미는 15-16세기에 와서야 얻게 되었다. 어원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사랑은 복합적인 감정으로 애정이나 우정과 같은 친밀감에서부터 정서적 혹은 성적 매력, 동정심 또는 동경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권태로운 일상에서 나타나는 어떤 일탈적감정이나 호르몬의 변화 또는 음주와 마약과 같은 환각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감정 모두를 포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