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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Baek-saek, White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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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색(素色),오방색(五方色),백색[白色]
백(白)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하며 서쪽과 가을을 나타내는 색
White color that symbolizes metal, west and autumn
백색은 한국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나 만주ㆍ시베리아에서 살았던 유목민족들이 신성시하고 좋아했던 색이며, 기후가 온난하고 맑은 이집트나 그리스ㆍ로마 등에서 애용되었던 색이다. 그 당시 백은 태양을 의미하고 신성한 색으로 받아들여졌으며 광명과 순결의 표상이었고 순박한 자연의 색이었다. 우리민족의 백색에 대한 기호 역시 대단하여 백색을 아주 희다는 뜻에서 순백(純白) 또는 정백(精白) 그리고 때로는 선명하게 희다고 해서 선백(鮮白)이라 표현하였고, ‘백의민족’ㆍ ‘백자’ 등 일상적으로 친숙하게 내려오는 명칭들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백색이라는 색의 형성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국지(三國志)』부여전(夫餘傳)에는 “나라 안에서 의복은 백색을 숭상하고....在國衣尙白....” 『수서(隋書)』『북사(北史)』동이(東夷) 신라에는 “풍속, 형정(刑政), 의복은 대략 고구려ㆍ백제와 같다...의복은 소색(素色)을 숭상하고...風俗 刑政 衣服 略與高麗 百濟同...服色尙素”라 하여 고대 부족국가 시기부터 백의(白衣)ㆍ소색(素色)을 숭상한 기록이 있다. 더 나아가 태어나자마자 흰옷을 입고, 평생 흰옷을 입었다. 이 흰옷은 무색(無色)ㆍ소색(素色)의 이미지이고 무색은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의 사상과 일치하는 자연에의 동화이며, 깨끗하여 티가 없고 무장식의 소탈함과 환하여 막힘이 없는 상징 그 자체였다. 생활과 관련된 백색은 음식과 관련된 풍속에서 혼인날의 흰 국수, 우리나라 시루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떡으로 백일 날의 백설기 등을 들 수 있다. 우리의 음식문화에서 늘 보고 먹는 것이 쌀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인데 생일날의 흰 쌀밥 등에서 역시 밝음을 희구하는 태양숭배사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경사스러운 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는 날에는 대문 앞에 금줄을 달기도 하였는데, 솔가지ㆍ숯ㆍ고추 등과 더불어 흰 천을 사용하여 집안의 경사나 악귀를 쫓고자 하는 믿음을 표현하는 무속이 있었다. 최남선은 그의 저서 『백색』에서 백(白)자와 관련된 의미의 문화는 곧 ‘밝’의 문화인데, ‘밝’이란 단순히 태양의 광명함 만을 뜻함이 아니라 고의(古意)에 따라 신(神)이나 하늘(天)을 내포한다고 하여 천(天)에 대한 자연신관적(自然神觀的)인 미의식을 나타냈다. 고대 한민족들의 천(天)에 대한 의식은 천상(天象)으로서 동쪽으로 떠오르는 해에 대한 의미로 ‘예(濊)’ 또는 ‘맥(貊)’이라는 명칭을 자처하였으며, ‘예(濊)’는 동쪽을 ‘맥(貊)’은 밝음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밝다는 뜻의 ‘환(丸)’이나 하늘을 가리키는 ‘한울’의 뜻이 모두 천(天)사상에서 비롯된다. 우리민족은 태초에 환족(桓族)이라 불리었는데, 이 환(桓)의 뜻은 태양ㆍ광명ㆍ백색이라고 하는 뜻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윤희순은『조선미술사 연구』에서 조선의 백색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백자를 멀리서 바라본 중천(中天)의 하늘빛이라 보았으며, 조선시대 사림파를 대표하는 인물인 퇴계 이황(李滉)은 때로 백색의 청정한 이미지인 매화를 군자로 형상화하여 유가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백색은 이조년(李兆年)의 시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에서는 ‘밝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정몽주의 어머니 작품으로 전해지는 “까마귀 노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에서는 백로를 통해 ‘순결’, ‘결백함’을 상징하였다. 이른바 음양오행이 말하는 백(白)은 태양ㆍ신성ㆍ길한 조짐을 뜻하는 서기(瑞氣), 서쪽이며 가을을 상징함으로 음(陰)적인 의미를 지녔다. 그러나 우리민족에게 백색은 태양, 햇빛을 백색으로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양(陽)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