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은 만물이 무성하는 양(陽)의 색으로 밝음ㆍ고귀함ㆍ남쪽ㆍ벽사ㆍ천상의 밝음ㆍ나라의 시작을 뜻하며, 방위로는 남쪽에 계절로는 여름에 해당한다. 오행 중에서는 화(火)로서 태양ㆍ불ㆍ피 등을 상징하는 색이다. 생명력이 충만한 색이므로 가장 강력한 양의 색으로 인식되었으며, 인간의 예(禮)를 관장하고 인체의 심장ㆍ오관의 혀ㆍ맛의 쓴맛에 해당된다. 또한 적색은 나쁜 것을 물리치는 가장 대표적인 색으로 인식되어 의ㆍ식ㆍ주의 생활속에서 주술적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회남자(淮南子)』에 “단(丹)으로 염색하면 적(赤)이 된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대 중국에서는 광물성 재료인 단사(丹砂, 주사)로 염색하여 나온 색을 적(赤)으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후대의 적은 식물성 재료 석장근(席仗根)이나 동물성 재료 자류(紫類)에서 염색되어 나오기도 한다. 『재물보(才物譜)』와『광재물보(廣才物譜)』에 적(赤)은 ‘남방색ㆍ불근빗’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주(朱)ㆍ단(丹)ㆍ동(彤)ㆍ정(赬)ㆍ자(赭)ㆍ호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착용자와 용도를 볼 때 적이라는 색명은 왕과 왕세자의 면복(冕服), 왕비와 세자빈의 적의(翟衣) 일습 가운데 적말(赤襪)ㆍ적석(赤舃)ㆍ적리(赤履)에서 많이 나타난다. 또한 세자와 백관(百官)의 제복(祭服) 일습 가운데 의(衣)ㆍ상(裳)ㆍ폐슬(蔽膝)ㆍ대대(大帶)에 주로 나타나는 색명이다. 그 외에 조신(朝臣)의 삼(衫)ㆍ군사의 이엄(耳掩)ㆍ호의(號衣)ㆍ특수한 의식에서 사용된 악공인(樂工人)의 건(巾)과 의(衣)를 표현한 경우도 가끔 있다.

참고문헌 나지영, 2002, 『한국색채의 상징성과 일관성』, 상명대학교 조형예술연구소.
             송은화, 2004, 「21세기 색채연구의 효용성과 활용에 관한 고찰」, 『한국디자인포름』 9호.
             남윤자. 김순영. 박성실, 2005, 『조선시대 복식에 나타난 적색계 색명의 의미』,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