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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영화인명 김태일
권역명 다큐멘터리/실험영화
직능(직업) 영화감독
국적 대한민국
작품 목록 <원진별곡>(Special Song Of Wonjin Factory, 한국, 1993, 단편,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A Purple Handkerchief, 한국, 1995, 단편, 다큐멘터리)
<분단을 넘어선 사람들>(People who crossed the borDer, 한국, 1995, 다큐멘터리)
<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Grass is always green, 한국, 1996, 단편, 다큐멘터리)
<22일간의 고백>(Making The Spy, 한국, 1998, 단편, 다큐멘터리)
<4월 9일>(9th April, 한국, 2000, 다큐멘터리)
<나도 노동자이고 싶다>(The Story Of Korean Informal Women Workers, 한국, 2003, 단편, 다큐멘터리)
<길동무>(Walking For Life, 한국, 2004, 다큐멘터리)
<새로 쓰는 한국의 기록영화(1950~60년대를중심으로)>(한국, 2004, 단편, 다큐멘터리)
<안녕, 사요나라>(あんにょん, サヨナラ, Annyong, Sayonara, 한국/일본, 2005, 다큐멘터리, 카토 쿠미코 KUMIKO Kato 加藤久美子 와 공동연출)
<농민약국>(Pharmacy For Peasant, 한국, 2008, 단편, 다큐멘터리)
<효순씨 윤경씨(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2 - 320 프로젝트 中)>(Hyosunssi Yungyeongssi(segment of Project 320), 한국, 2009, 단편, 다큐멘터리, 옴니버스)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Worker meets worker, 한국, 2009, 단편, 다큐멘터리)
<오월愛(애)>(No Name Stars, 한국, 2011, 다큐멘터리)
<마을의 기억(Jam Docu 강정 中)>(Segment of ’Jam Docu GangJeong’, 한국, 2011, 단편, 다큐멘터리, 옴니버스)
소개 김태일 KIM Tae-il 金兌鎰 (1963~)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1963년 10월 13일 경북 출생. 고등학교 시절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접한 뒤 무자비한 폭력에 대한 기억과 의혹을 가지게 되었다. 1984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여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접하면서 충격에 빠졌고, 시인을 꿈꾸었던 삶과 인생관을 완전히 바꾸었다. 이때부터 김태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에 발을 들여놓았다. 독립영화협회에서 진행하는 3개월의 다큐멘터리 워크샵에 참가한 후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 ‘푸른영상’에 들어가 첫 작품인 단편 다큐멘터리 <원진별곡>(1993)을 연출했다. <원진별곡>은 노후된 기계로 인해 고통 받는 원진 레이온 노동자들이 직업병을 인정받기까지 2년의 투쟁 과정을 담았다. 이 데뷔작을 통해 다큐멘터리가 혼자의 것이 아닌 공동체의 소산이며, 다큐멘터리 영화가 단순히 민초들의 삶을 영상에 담는 것이 아니라 소외 받은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초기작들은 주로 ‘푸른영상’에서 제작한 영화들이다.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1995)은 최장기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과 어머니의 모자상봉을 기록한 영화였다. 김동원 감독과 함께 우연히 장기수들을 찍으면서 시작된 이 영화는 김동원의 대표작인 <송환>의 빌미가 되었고, ‘푸른 영상’의 장기수들에 대한 연작 기획의 시발이 되었다. 장기수 연작 기획은 장기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빨치산 사건을 재조명한 <분단을 넘어선 사람들>(1995), 출소 후 낙성대에 살게 된 여섯 명의 장기수들의 일상을 기록한 <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1996)로 이어졌다. 이 연작을 통해 김태일은 장기수에 대한 진솔하면서도 특별한 기록의 역사를 써내려간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간첩으로 내몰린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안기부의 불법수사를 고발하는 <22일간의 고백>(1998), 1960~1970년대 박정희 집권기에 발생한 1, 2차 인민혁명당 사건을 다룬 <4월 9일>(2000)에 이르기까지 김태일은 폭압적인 정권 하에서 묻힌 역사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다큐멘터리 활동가로 삶을 이어갔다.
결혼 후 생활인으로서의 삶의 무게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푸른영상’을 나와 귀농을 선택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돌아왔다. 서울여성노조가 제작한 다양한 처지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나도 노동자이고 싶다>(2003), 약물중독자에서 재활을 통해 귀농을 선택한 스무 살 청년 이주희를 기록한 <길동무>(2004), 약사의 시선에 비친 농민의 삶과 고민을 다룬 <농민약국>(2008), 두 여성 노동자들의 만남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을 짚어본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2009)까지 한국 사회에서 소외당한 개인의 모습을 기록해 나갔다. <안녕, 사요나라>(2005)와 <오월愛(애)>(2011)는 김태일의 작품 세계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아 아버지의 야스쿠니 신사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한국인 이희자와 일본인 평화운동가 후루가와가 과거의 기록들을 따라가는 <안녕, 사요나라>는 김태일과 일본의 다큐멘터리 감독 카토 쿠미코가 공동연출한 합작영화였다. 이 영화는 2005년 10회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 31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호평받았고, 한국과 일본에서 순회 상영되었다
이후 김태일은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 이후에 함께 작업했던 아내 주로미와 ‘민중의 세계사’라는 10부작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 ‘민초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시작한 이 기획의 첫 번째 작품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오월愛(애)>였다. 이 영화로 김태일은 마음 한 구석을 짓눌러 왔던 광주의 기억을 불러왔다. 1980년 5월 18일 계엄령으로 인해 고립된 광주에 있었던 40여 명의 무명씨들과의 인터뷰로 진행되는 <오월愛(애)>는 30여 년 전 광주 민주화 운동의 기억을 관객에게 강요하는 대신 함께 나누며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일은 최근 자신의 주요작들을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 공동체 프로덕션 ‘상구네’를 통해 제작했다. 아내와 아들이 함께 <오월愛(애)>를 작업했으며,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을 기록한 <마을의 기억(Jam Docu 강정 中)> (2011)도 ‘상구네’를 통해 제작되었다. ‘민중의 세계사’의 두 번째 작품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의 근대사를 되돌아보며 여전히 밑바닥에 있는 민중들의 역사를 기록할 예정이다. 김태일은 10편의 연작으로 기획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에서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민중들의 기억과 삶을 기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