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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영화인명 김구림
권역명 다큐멘터리/실험영화
직능(직업) 영화감독
국적 대한민국
작품 목록 <1/24초의 의미>(Meaning of 1/24 Second, 한국, 1969, 단편, 실험영화)
<음과 양>(Yin and Yang, 한국, 2012, 단편, 실험영화, 비디오)
* 저서
『한국의 문학비를 찾아서』(1995)
『판화 Collection - 보는 법에서 수집까지』(2007)
『김구림 : 잘 알지도 못하면서』(2013)
『서양판화가 100인과 판화감상』(2014)
소개 김구림 KIM Kulim 金丘林 (1936~ )
한국의 화가, 전위예술가, 실험영화 감독. 본명은 김종배로 1936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났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창작을 시작한 그는 1958년 대구 공보관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하면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회화68',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韓國 AVANT-GARDE 協會)', '제4집단' 등을 이끌면서 한국 전위예술의 흐름을 주도했다. 또한 전통적 회화는 물론, 설치미술, 메일아트, 바디페인팅, 실험영화 등 회화와 조각에만 집중되어있던 1960~70년대 한국 미술계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지속해왔다. 김구림은 처음에는 전통적인 회화 작업으로 출발했지만, 아방가르드 예술집단 ‘제4집단’을 결성한 1969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매체와 표현 방식을 통해 창작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한편, 한국의 실험영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실험영화를 접하고 돌아온 유현목 감독이 1963년에 ‘시네포엠’을 설립하고 만든 12분짜리 단편영화 <선(線)>(1963)을 효시로 본다. 하지만, <선>은 필름이 소실되어 현재 전해지지 않으며,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가 바로 1969년 김구림이 16㎜ 필름으로 제작한 <1/24초의 의미>다. 1초에 24프레임이라는 영화 이미지의 물질성에 바탕한 이 작품은 당시 빠르게 변화하던 서울의 도시 경관과 현대인의 일상이 불연속적으로 재구성된 몽타주 필름의 형식을 지닌다. 1969년 제작되어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공개 상영된 후 원본 필름이 유실되었다가 2013년 16mm 필름으로 복원되어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Museum)에 소장되었다. 2012년에 발표한 <음과 양>은 <1/24초의 의미>에서 추구한 영화 이미지에 대한 인지론적 탐구의 연장선 상에 있는 실험영화다.
이밖에 김구림은 1969년 <매스미디어의 유물>(The Relics of Mass Media)이라는 한국 최초의 '메일아트(Mail Art)' 작품을 발표한다. '우편예술’이라고도 불리는 '메일아트'는 우편이나 전파를 이용한 통신을 주요 매체이자 창작수단으로 사용해 예술적 사고의 전달, 작품의 교류 및 정보교환 등을 하는 새로운 예술창작 방법으로 1960년대의 전위예술가 집단 플럭서스(Fluxus)에서 활동한 미국의 레이 존슨(Ray Johnson)에 의해 최초로 시도되었다. 또한, 1970년에는 한국 최초의 '대지예술(Land Art)'인 <현상에서 흔적으로>(From Phenomenon to Traces) 등을 발표하면서 자신만의 아방가르드적 작품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김구림은 한국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구자로서 1960년대 말부터 미술, 영화, 연극, 무용,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장르들 간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넓혀 왔다. 1970~80년대에는 개념미술에 집중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동양의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던 1980년대 중반에는 새로운 경향과 시대정신을 탐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2000년 귀국한 후 79세인 지금까지도 새로운 창작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