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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영화인명 김동원
권역명 다큐멘터리/실험영화
직능(직업) 영화감독
국적 대한민국
작품 목록 <야고보의 5월>(James’ May, 한국, 1986, 단편, 다큐-픽션)
<상계동 올림픽>(The Sang Kye_dong Olympics, 한국, 1988, 단편, 다큐멘터리)
<엄마, 아빠 할 수 있어(우리아이 특별해요/교육의 삼박자)>(Mom, Daddy, We Can Do It, 한국, 1989, 단편, 다큐멘터리)
<벼랑에 선 도시빈민>(Standing on the Edge of Death, 한국, 1990, 단편, 다큐멘터리)
<하느님 보시니 참 좋았다>(God saw that it was good, 한국, 1991, 단편, 다큐멘터리)
<미디어 숲 속의 사람들>(In the Forest of Media, 한국, 1993, 단편, 다큐멘터리)
<행당동 사람들>(Haeng dang-dong People, 한국, 1994, 단편, 다큐멘터리)
<길 3부작: 길 다시 이어야 한다>(The Broken Road, Must Be Reconnected, 한국, 1995, 단편, 다큐멘터리)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We’ll Be One, 한국, 1995, 단편, 다큐멘터리)
<명성, 그 6일의 기록>(The 6 Days Struggle at the Myong-Dong Cathedral, 한국, 1997, 다큐멘터리)
<또 하나의 세상: 행당동 사람들 2>(Another World We Are Making: Haengdang-Dong People 2, 한국, 1999, 단편, 다큐멘터리)
<한 사람>(One Man, 한국, 2001, 단편, 다큐멘터리)
<철권가족>(Tekken family, 한국, 2001, 단편, 다큐멘터리)
<송환>(Repatriation, 한국, 2003, 다큐멘터리)
<종로, 겨울(다섯 개의 시선 中)>(Jongno, Winter(segment of If You Were Me 2), 한국, 2005, 단편, 다큐멘터리, 옴니버스영화)
<끝나지 않은 전쟁>(63 years on, 한국, 2008, 다큐멘터리)
소개 김동원 KIM Dong-won 金東元 (1955~)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1955년 2월 24일 서울 출생으로 평안북도 강계 출신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산부인과를 운영하던 어머니 슬하에서 비교적 유복하게 성장기를 보낸 김동원은 일찍부터 TV, 영화, 사진 등 다양한 문화적 수혜를 받으며 자랐다. 1978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동 대학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1983년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1983)을 통해 연출부 생활을 시작했고, 1986년까지 이장호, 정지영, 장선우 감독 문하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그가 영화계에 입문한 1980년대 한국영화는 정치적 검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으며, 이러한 한계적 상황은 김동원에게 대안적인 영화 운동에 대한 관심을 유발했다.
1986년 당시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소장이었던 커스턴 신부의 요청으로 첫 연출작 <야고보의 5월>(1986)을 만들었다. 이 영화는 세례의 의미에 관한 다큐-픽션 형식의 단편영화였다. 이후 1990년까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상임 연출로 활동했으며, 1990년부터 1992년까지는 독립영화협의회 의장직을 맡았다. <야고보의 5월>을 만들던 시기만 해도 김동원은 다큐멘터리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1986년 10월 알고 지내던 신부로부터 재판 자료로 쓸, 상계동 철거촌의 파손된 가재도구를 촬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철거현장에 가면서부터 현실참여적 다큐멘터리에 눈을 뜬다. 상계동에서 그는 “관념적으로만 알았던 사회구조적 모순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현실로 느끼고”(『김동원 감독의 연출 노트』), 첫 다큐멘터리 영화 <상계동 올림픽>(1988)을 만든다. 이 작품은 1989년 제3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1991년 제2회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상계동 올림픽> 이후 <벼랑에 선 도시빈민>(1990), <행당동 사람들>(1994), <또 하나의 세상: 행당동 사람들 2>(1999)로 이어지는 ‘도시 빈민 4부작’을 통해 그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동체 운동을 제시한다.
야마가타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운동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확인하고 귀국한 김동원은 1991년 11월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 ‘푸른영상’을 만든다. 김동원의 주도로 설립된 ‘푸른영상’은 지난 20여 년의 활동을 통해 변영주, 김태일, 류미례, 문정현 등 한국 독립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감독들을 배출했으며, 예민한 시대인식과 문제의식으로 한국 사회를 다면적으로 조망한 사회참여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다수 제작했다.
김동원 감독은 ‘도시빈민 4부작’ 외에도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가 제작을 의뢰한 환경문제를 다룬 교육영화 <하느님 보시니 참 좋았다>(1991), 크리스천아카데미의 의뢰로 TV 매체가 지닌 문제를 다큐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다룬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1993), 1989년 3월 평양을 방문했던 문익환 목사의 통일운동 과정을 담은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1995),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명동성당 농성투쟁을 증언과 자료화면, 재연, 나레이션이 혼합된 역사 다큐멘터리의 형식의 작품 <명성, 그 6일의 기록>(1997),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서 로베르토 신부의 삶을 다룬 <한사람>(2001), 감독 자신과 아이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사적 다큐멘터리 <철권가족>(2001), 2003년 겨울 서울의 한 거리에서 얼어 죽은 중국 동포 김원섭 씨의 죽음을 되돌아보는 <종로, 겨울(다섯 개의 시선 中)>(2005), 한국, 중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에 생존해 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는 <끝나지 않은 전쟁>(2008)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다수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평론가 정지연은 김동원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크게 세 가지로 범주화하고 있다. “첫 번째가 <상계동 올림픽>에서부터 촉발된 도시 빈민들의 공동체 운동이며, 또 하나는 천주교를 기반으로 한 신앙, 그리고 마지막은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주제의식은 다양한 다큐멘터리 작품들 속에 조화를 이루며 섞여있거나 때로는 어느 하나의 주제가 다른 것을 압도하며 강조되기도 한다. 특별히 종교적 뿌리와 인간 중심의 세계관은 분단, 통일, 민주화 운동을 다룬 그의 영화들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예컨대, 한국 민주화투쟁에 투신했던 서 로베르토 신부의 삶을 다룬 <한 사람>은 종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과 신앙, 민주화투쟁을 다룬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상계동 올림픽>에서 <송환>에 이르는 여러 작품들의 출발점은 신부님의 소개에 의한 것이거나, 종교관련 프로젝트였다. 이러한 세계관이 운동성과 예술성의 조화 속에서 다층적으로 표출된 작품이 무려 12년 동안의 촬영과 편집을 통해 완성된 <송환>(2003)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전향 장기수들의 전력(前歷)과 일상, 천신만고 끝에 북으로 송환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 영화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2004년 제 20회 선댄스영화제에서 표현의자유상(Freedom of Expression Award)을 수상했고, 2005년 제19회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사의 기념비가 되었다.
독립다큐멘터리 작가의 산파 역할을 한 ‘푸른 영상’의 설립자로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김동원은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그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촬영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인간적인 유대를 맺는 과정이 ‘영화’가 되는 제작방식을 사용했다. 그는 카메라가 인간을 결속시키고,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며, 대화를 촉진시킴으로써 다큐멘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신념의 소유자이다. 최근에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설립을 위한 추진모임 공동 대표를 맡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다큐멘터리를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는 등 영화계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