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등 개요와 원인
본 갈등은 ‘의약학계’와 ‘한방의료계’와의 ‘의료이원화, 일원화’에 관한 내용이다. ‘의약학계’와 ‘한방의료계’간에 내재되고 있던 오랜 갈등이 1977년 8월 다시 표면화된 것이다. ‘대한의학협회’와 ‘대한약사회’가 ① 일반의과대학에 한의학을 편입시켜 한의과지망학생들이 일반 의대생들과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할 것, ② 한의과대학이나 동양약학을 전공하는 대학을 신설하지 않을 것, ③ 의사와 약사, 한의사로 구성된 의료일원화연구추진기관을 설치할 것 등을 보사부에 건의함으로써 시작되었다.
2) 주요 쟁점과 이해당사자 의견
‘대한한의사협회’ 측에서는 이사회를 개최하여 ‘대한의학협회’와 ‘대한약사회’가 제출한 건의서에 맞서는 건의서를 1977년 8월 22일 보사부에 제출했다. ‘대한의학협회’와 ‘대한약사회’는 보사부에 제출한 건의서에서 현행 이원화된 의료제도는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제하고, ‘현대의’와 ‘한방의’가 양립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효율적인 환자의 진료와 의학연구가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든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측은 “한의학은 민족고유의 의학으로서 독창적인 발전을 해왔으며, 민족주체성이 내포된 ‘민족과학’”이라고 지적하며 ‘학리적’ 측면에서 ‘한의학’은 동양철학인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병리, 생리, 약리에 기초를 두고 있으므로 ‘서방의학’의 ‘분석학적 학리’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의료제도 ‘이원화’는 1952년의 의료제도 확립 시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제도로 당초 취지는 전통 의학인 한의학의 육성 및 발전을 위한 것으로써 이원화체제는 당시 중국과 대한민국에서만 채택되고 있었다. ‘대한의학협회’ 측은 한의과대학에서도 ‘양방(洋方) 기초과목’을 배우도록 하니 교육제도를 일원화해도 괜찮다고 말하는가 하면, ‘대한한의사협회’ 측에서는 이것이 비교의학을 위한 한 방법일 뿐 ‘양방’자체를 배우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또한 ‘대한의학협회’측은 한의과대학의 신설을 억제할 것을 건의했는데, 이는 애초부터 이원화체제가 확대․심화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함으로, 의료의 일원화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와 한의사 배출과정에서부터 손을 써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되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가 양의사보다 훨씬 부족하므로 한의과대학이 증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한방․양방 비교연구를 통한 공동치료제도화와 국공립종합병원에 한방과를 설치해 비교연구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