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등 개요와 원인

본 사례는 한국마사회가 자사 소유지인 뚝섬에 새로운 경마장을 만들기 위해 1953년 7월 28일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한국마사회와 계약을 맺고 야채를 경작하고 있던 133명의 계약자들을 포함한 260명의 경작인들이 반발하면서 발생한 갈등이다.
공사가 시작되자 예상대로 경작농민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혔으며, 성동구출신 국회의원까지 앞장서 반발했다. 아침마다 불도저 앞에는 경작인들이 수십 명씩 드러누워 경지작업을 결사적으로 저지하였다. 마사회직원이 총동원되고 성동경찰서의 지원까지 받아 공방전을 벌였다. 매스컴 또한 경작인들 편에서 소작농민들의 젖줄을 끊는다며 마사회에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서울시 시민용 채소의 상당수를 생산하고 있는 이곳 농민들이 무려 수십억에 달하는 손해로 생활파탄을 일으킬 위기에 있으니 뚝섬경마장 건설을 연기토록 조처해달라는 진정서가 국회농림위원회에 제출되는 등의 갈등이 진행되었다.
여러 가지 마찰과 어려움이 있었으나 1953년 7월 공사 착공으로 8월 29일 토지정리를 마치고, 1954년 1월부터 경마장건설은 다시 정상적으로 추진되었다.

2) 주요 쟁점과 이해당사자 의견

경작인들은 “현재 경작중인 농작물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경마장을 건설해야 하는가”라고 비난하며, 농민의 이익과 복리를 도모해 주어야 할 농림부당국이 농작물은 물론이요 농토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경마장 건설을 허용해 주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였다. 이들은 서울시민의 먹거리인 채소의 상당수를 생산하고 있는 이곳 농민들이 무려 수십억에 달하는 손해로 생활파탄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진정서를 국회농림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마사회는 뚝섬경마장을 건설하기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농림부에 1953년 2월 26일 인가신청을 냈고, 그동안 국방부와 미군당국에 수차 확인해 보았으나 비행장으로 징발되어 사용 중인 신설동경마장에 대해 쉽사리 징발이 해제될 가망성은 보이지 않고 달리 방도가 없으니 이미 경마장 후보지로 확보되어 있는 뚝섬에 새 경마장을 건설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농림부 당국자는 경마장신설 문제에 대한 마사회와 소작자간에 벌어졌던 문제의 분규는 10만 평의 마사회 대지 중 경마장에 필요치 않는 7만 평을 133명의 계약자에 대해 1인당 500평씩 분배하여 줌으로써 일단락을 지었다고 밝혔다.
 

뚝섬경마장 건설방침을 결정한 마사회는 당장에 자금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고, 뚝섬경마장 후보지인 농지에는 보리를 심어 놓고 있었기 때문에 보리 수확이 끝나는 여름에 착공할 계획으로 1953년 3월 1일 우선 경작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여 소작계약의 해약통지서를 발부하였다. 그리고 미8군 합동사령부에 신설동 경마장을 징발당하여 새 경마장건설이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건설기자재의 조력(助力)을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하였다. 이어서 1953년 6월 27일에는 정부 각 부처와 군에 공식적으로 마사회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안내장도 발송하였다. 1953년 7월 28일 공사가 착공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나, 8월 29일 토지정리를 일단 마치게 되었다. 해를 넘겨 1954년 1월 한국상공은행의 융자에 힘입어 마사회는 다시 경마장건설에 착수하였다. 뚝섬경마장이 새로이 단장된 것은 1954년 5월 8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