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남풍은 가규의 손녀이자 가충의 딸이며 서진 혜제의 황후이다. 가남풍은 작은 키에 피부가 검고 추한 용모를 가졌으나 무제 사마염의 아들인 사마충과 혼인한다. 사마염은 원래 아들의 배필로 다른 여자를 염두에 두었지만 가남풍의 모친 곽씨의 뇌물을 받은 무원황후와 대신들이 가남풍을 추천하자 어쩔 수 없이 가남풍을 며느리로 맞는다. 가남풍은 태자비일 때, 사마염이 지능이 부족한 사마충을 시험해보려고 하자 사마충에게 고문들이 작성한 답안을 베껴 쓰게 해 이에 만족한 사마염이 후계를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마충은 모든 일을 가남풍에게 의지하게 된다. 가남풍은 성격이 잔혹하고 질투심이 강해 사마충의 후궁들을 잔혹하게 죽인다. 무제가 이를 알고 가남풍을 냉궁에 유폐하려 했지만 황후를 비롯한 측근들이 가남풍을 감싸 위기를 모면한다. 가남풍이 아들을 낳지 못하자 무제는 자신의 시녀인 사구를 사마충에게 보내 아들을 낳게 한다. 무제가 죽고 사마충이 혜제로 즉위하자 가남풍은 황후가 되고 사구의 아들 사마휼은 태자로 책봉된다. 가남풍은 그동안 여러 번 자신을 도와준 태후(무도황후)를 유폐시키고 조정의 권력을 장악한 태후의 친정인 양씨 일족을 숙청한다. 그 뒤에 가남풍은 태후를 서인으로 강등시키고 굶겨 죽인다. 가남풍은 사마충의 우둔함을 이용해 대권을 잡고, 젊은 남자들을 궁 안에 불러들여 부정한 짓을 저지른다. 태자 사마휼은 가남풍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정사에 관심이 없는 척하며 공부를 게을리 한다. 사마휼의 평판을 떨어지자 가남풍은 이를 빌미로 태자를 폐위시킨다. 가남풍은 여동생 가오의 아들 한위조를 데려와 자신과 혜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속인다. 가남풍은 사마휼에게 신경을 마비시키는 술을 먹여 혜제와 자신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쓰게 한다. 이 일로 사마휼은 폐서인으로 강등 당한다. 가남풍은 자신의 정부인 태의령 정거에게 독약을 짓게 해 사마휼을 독살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절굿공이로 찧어 죽인다. 전횡을 일삼던 가남풍은 무제의 숙부인 사마륜과 손수 등에 의해 실각한다. 혜제는 가남풍을 폐서인으로 강등시켜 유폐하고 사마륜은 가남풍에게 독이 든 술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