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줄거리와 인물의 이미지에 있어서 원형콘텐츠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만, 방대한 인물간의 관계를 다 묘사하기보다는 나나의 애인들 중에서 특히 뮈파 백작, 방되브르 백작, 조르즈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간의 관계 묘사도 서사적 흐름보다는 나나의 경박성과 남성을 지배하려는 팜 파탈적인 방자함과 이에 비굴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무력하게 복종하는 남성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맞춰지고 있다. 하급 여배우 나나는 바리에떼 극장에서 육체미로 단번에 파리의 남성들을 사로잡는다. 근엄한 고위관리인 뮈파 백작 역시 나나에게 매혹된다. 나나는 젊은 조르즈를 애인으로 두면서 부와 권세가 있는 뮈파 백작과 방되브르 백작을 이용해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 방되브르 백작이 경마에 실패하자 나나는 그를 외면하고 자신에게 돈을 보낸 뮈파 백작을 다시 맞이한다. 나나는 뮈파 백작을 굴욕적으로 대하지만 뮈파 백작은 나나를 거부하지 못한다. 나나의 변덕으로 사랑을 거절당한 조르즈는 자살한다. 방되브르 백작은 독약을 마시고 마구간에 불을 질러 자살한다. 뮈파 백작은 나나에게 작별을 고한다. 잇단 애인들의 자살로 충격을 받은 나나는 전염병에 걸리고, 죽은 애인들의 환영에 시달린다.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나나에게 뮈파 백작이 찾아와 위로하고 나나는 손 모아 기도하는 자세로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