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는 원나라 혜종의 황후이다. 원나라에 바치는 고려 공녀 출신으로, 고려후기의 무신 기홍영의 증손녀이자 고려 고종의 사위인 기온의 손녀이다. 기자오와 이씨 사이에 태어난 그녀는 고려 출신 환관 고용보(高龍普)의 주선으로 황궁의 궁녀가 된다. 원 혜종의 총애를 얻어 귀빈으로 책봉되고, 훗날 혜종의 뒤를 이어 황제로 등극하는 아들 아유시리다르를 낳는다. 제1 황후 타나실리가 역모 죄로 죽자 외국인은 정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재상 메르키트 바얀의 반대를 견뎌내고 제2 황후가 된다. 1365년에 제1황후인 바얀 후투그가 사망하자 정실 황후로 등극한다. 이후 아들 아유시리다르를 황태자로 옹립한다. 기황후는 휘정원을 자정원(資政院)으로 개편해 심복인 고용보를 초대 자정원사(資政院使)에 임명한다. 고려인 출신 환관과 고려인 출신 관리 및 일부 몽골관료들을 포진시켜 자신의 친위대로 삼는 등 군사권까지 장악한다. 공녀였던 그녀는 힘없는 백성들의 고초를 잘 이해하여 기근자를 먹여 살리고 금은과 곡식 등을 내어 아사자의 장례를 치러주는 등 백성의 어려움을 살핀다. 기황후는 친정인 기씨 일족을 통해 고려 왕실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공민왕에 의해 친정오빠 기철 등이 살해되자 원 혜종을 사주하여 충선왕의 서자 덕흥군을 왕으로 앉히고 고려를 침공하였으나 실패한다. 기황후는 태자인 아유시리다르의 비(妃) 역시 고려 여인인 권씨(權氏)를 태자비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