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네스는 테렌스 피셔의 영화 <고르곤>에서 원형콘텐츠에서와 같이 자신의 눈을 쳐다보는 사람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괴물로 등장한다. 다만 이 영화에서 고르고네스는 원형콘텐츠에서처럼 세 명의 괴물로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한 명의 고르곤만 고르고네스 자체의 통합 이미지를 차용한 사악한 악령의 형태로 나타난다. 시공간도 20세기 독일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로 변용된다. 어느 작은 마을이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으로 인해 공포에 빠진다. 고르곤이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악령의 형태로 나타나 보름달만 뜨면 기억상실 증세를 겪는 한 여인의 몸속에 들어가 그녀를 통해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이 여인과 관계된 남자들이 하나 둘 씩 시체로 발견되자 곧 조사가 시작된다. 하지만 경찰은 마을 사람들이 더 큰 혼란과 공포에 빠질까봐 이 사실을 감춘다. 그러다 그리스 신화에 정통한 어느 교수가 사건을 조사하던 중 시체가 돌로 변해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살인사건이 고르곤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고르곤이 사악한 악령의 형태로 한 여인의 몸과 마음을 조종해 그녀 주변의 남자들을 돌로 변하게 만들어 죽인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결국 고르곤은 그녀의 눈을 쳐다보지 않은 교수에 의해 목이 잘려 최후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