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영상을 선호하는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제작되었다. 소설이 B사감의 날카로운 내면심리 묘사와 독특한 캐릭터의 창조에 중점을 두었다면, 만화는 등장인물, 즉 B사감과 여학생들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 의상의 무늬, 배경의 명암 등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한다. 만화 는 사실적 묘사로 정평이 나 있는 원형콘텐츠를 보다 과장하고 간결하게 그려낸다. B사감의 외모는 찢어진 눈, 뾰족한 턱, 푹 패인 광대뼈 등으로 얼굴의 선과 각을 과장하여 생동감을 부여한다. B사감의 옷 무늬를 산만하고 세밀하게 터치하여 인물의 분열된 심리를 드러내고, 명암을 강하게 대비시켜 기숙사의 무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만화 특유의 과장기법이다.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B사감의 행위는 간결하고 강하게 시각화한다. B사감이 밤마다 여학생들의 러브레터를 읽는 여학교 기숙사는 음습한 귀곡 산장으로 그려지는데, 밝음과 어둠의 강한 대비는 B사감의 불안하고 변덕스런 이미지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