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학 사전

Euroscepticism 유럽회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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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회의주의는 1980년대 말 이후 반통합 정서 및 급속한 통합을 경계하는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들로부터 유래한 용어이다. 유럽회의주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1980년대 말 당시 영국수상 마가렛 대처(Thatcher, Margaret)의 강경한 반통합 정서에 기인한 정치통합 및 경제통화동맹(EMU)에 대한 반기에서 비롯되었고, 1992년 유럽연합조약 체결을 계기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영국의 보수주의자들에 있어 유럽통합은 시장통합에 한정되고 외교안보, 사회정책 및 통화동맹은 국가주권을 손상하는 행위로 인식되어 왔다.
유럽회의주의는 초국가주의(Supranationalism)와 국가주권 수호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처에 따르면 유럽통합은 주권국가들 간 자발적 협력에 불과하므로 유럽연합이 초국가적 권한을 갖고 국민국가에 정책을 강요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였다. 강경한 유럽회의론자들에게는 유럽연합의 정책과정인 공동체방식(Community Method)과 유럽연합의 권한(Competence)의 확대는 국가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유럽회의주의는 마스트리히트조약 이후 초국가 통합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는 용어로 영국 뿐 아니라 덴마크, 아일랜드 최근에는 폴란드 등 유럽연합의 일부 정책에 반감을 갖는 국가의 저항을 상징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특히 2005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유럽헌법조약의 국내 비준 실패는 유럽회의주의가 일부 국가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케 한 계기가 되었다.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체코는 가입 이후 신규가입국의 7년간 노동의 자유이동 제한 조치에 강하게 저항하면서 중동부유럽국가에서도 유럽회의주의의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유로존(Eurozone)의 금융위기와 중동지역으로부터의 대량 난민유입 사태는 유럽회의주의가 유럽연합 내에 폭넓게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유럽회의주의는 유럽의회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데 2015년 5월 선거로 국수주의적 성향에 유럽회의주의의 성격을 갖는 의원들이 대거 유럽의회에 진출하였다. 이 결과 프랑스의 국민전선(FN), 네덜란드 자유당(PVV) 그리고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 소속 의원들은 유럽연합 내에서 독립적인 정당그룹(Party Group)을 구성하였다. 이러한 반통합 여론을 의식하여 유럽연합은 정책과정에서 민주적 결핍(Democratic Deficit) 해소, 유럽시민들 간 정체성 확대 등을 꾀하고 있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회의주의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