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 소개

본 자료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공동체 내에 보존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와 새로이 창출된 생활문화를 인터뷰, 사진, 영상 등으로 수집한 것이다. 2017년은 고려인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지 80년이 되는 해였다. 1930년대에 스탈린 당국은 내부에서 국가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던 민족들을 중앙아시아와 그 주변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정책을 진행했다. 19세기 후반부에 한반도, 특히 그 북부지역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주해서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들도 당시 동아시아 지역에서 소련과 대결하고 있던 일본과 연계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 1937년에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었다. 이렇듯 고려인 강제이주의 공식적인 사유가 ‘일본의 스파이’라는 것이었기에, 중앙아시아 고려인은 강제 이주 이후 정착하는 과정에서 민족 정체성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게다가 소비에트형 인간 창출을 목표로 하는 중앙정부가 강력한 동화 정책을 추진하는 환경 속에서 고려인들이 고유의 전통문화를 유지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고려인은 낯선 땅 낯선 민족들에 둘러싸인 채 자신들의 조부모와 부모가 한반도와 극동지역에서 보존하고 있던 전통생활문화를 유지해 왔다. 고려인은 한반도에서 유래하고 극동지역에서 보존하고 있던 삶의 방식들, 즉 농경, 의복, 음식, 거주 공간, 고유한 절기, 언어, 정체성 등을 자신이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자녀들을 교육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수민족으로서 고려인은 주변의 유목민족들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열악한 환경 속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약 30만 명에 이르는 고려인은 독자적 민족으로서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다른 민족들과 조화를 이루며 생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현재 간직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와 새로이 창출한 생활문화를 조사한 결과물인 본 DB는 이렇듯 극동지역에서 이주해 온 고려인이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에 보존하고 유지해온 생활문화의 다양한 측면들을 인터뷰 녹취, 영상 녹화, 사진을 통한 물품 채증 등의 조사 작업을 통해 수집한 것이다. 이 DB를 살펴보면,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소련 시기 동안 유지해 온 전통생활문화가 무엇이고 상실한 것은 무엇인지, 소련 해체 이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에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지, 고려인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며 새로이 창출한 생활문화로는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 DB는 고려인 자체는 물론이고, 재외 한인에 대한 연구에서, 그리고 한반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현 모습을 살펴보는데 있어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연구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기대효과/활용방안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 DB는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1) 학술적 활용 본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 자료는 다양한 분과학문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토대가 되는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이것은 한반도를 떠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지로 흩어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전통생활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보존·전승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와 한국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2) 사회적 활용 본 자료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행한 노력과 고려인 전통생활문화가 현지에서 유지•계승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서구화와 함께 전통생활문화와 유리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한반도 전통생활문화의 원형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 중 현지화를 통해 중앙아시아 현지인들도 공유하고 있는 것들을 발굴함으로써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 문화의 해외 전파 가능성을 제고하는데 일조하고, 더불어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을 산출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제 이주된 이후 경제적 붕괴와 문화적 차이를 헤쳐 나온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과 전통생활문화에 대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에 들어와 있는 고려인을 비롯한 재외동포는 물론이고 외국인 거주자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들을 돕는 정책을 수립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 인력 양성 본 연구팀에 의해 발굴된 자료는 국내외의 젊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4) 교육과의 연계 수집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DB화하고 DB로 구축된 자료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접근을 보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교육 현장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 및 교육 분야들에서 시청각 자료로 개발되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전통생활문화 기초 자료들을 학습용 만화, 교육용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로 전환한다면,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에 대한 강연 등과 같은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명 : 인문사회연구분야 토대기초연구지원
연구과제명 : 현지조사를 통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전통생활문화 총서 및 DB 구축 [ 기초학문자료센터 ]
연구책임자 : 강정원
연구수행기관 : 서울대학교
연구기간 : 3 년 (2014년 09월 01일 - 2017년 08월 31일)